연극 “피안” 작곡 및 음악감독
연극 “피안” 작곡 및 음악감독
줄거리
사람들은 망각의 강을 건너 피안으로의 여행을 시작한다.
강을 건너온 군중들은 모든 기억을 상실하고 다른 한 세계에서 다시 태여 난다. 군중은 이전의 모든 것들 심지어 언어까지도 망각하게 된다. 언어를 통한 인지능력을 상실하였을 때, 모성으로의 여인이 나타나 그들에게 말을 가르친다. 차츰 말을 깨치게 되자 그들의 말은 금세 위악적이고 폭력적인 도구가 되어 그들에게 새로운 지혜를 준 여인을 죽음으로 몰아간다. 그리고 서로 죄를 미루며 방향마저 잃은 채 서로 비난하며 흩어진다.
사람들은 카드꾼을 만나서 그의 조작과 우매화에 동참한다. 그들은 조작된 게임의 획일적 사유를 비난한 개인주의자를 소외시키고 고통을 가한다. 결국 이 사람은 점차 모든 인간관계에 실패하고 자기 자신에게까지 버림받는다. 어머니와 아버지, 자신이 가장 순수하게 사랑했던 소녀를 떠올리지만, 그들로부터 이해받지 못하고 그들을 통해서도 구원에 이르지 못한다.
그는 그의 앞에 놓인 부서진 마네킹의 팔 다리들을 발견하고 그것들을 조합해 스스로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려한다. 있는 힘을 다해 그것들에 형태와 질서를 부여하지만, 다수가 되어 집단을 이룬 그들은 그 집단적 움직임에 따라 기계적으로 움직이며 창조자인 사람이 속할 수 있는 여지를 주지 않는다. 결국 그는 그 안에서 아무런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선사의 독경 속에서만 무심하게 관찰될 뿐이다.
여전히 구원을 얻지 못한 채 죽어가고 눈멀고 귀먹은 지친 마음이 무대를 떠나면, 남은 사람들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연출 : 황태동
드라마터그 : 이동선
배우 : 권미나, 김고은, 방찬미, 오윤미, 전성원, 전승렬, 최두영, 최원
조연출 : 공미연, 마학봉
안무 : 리휘
음악감독 : 장순철
무대감독 : 박광진
무대디자인 : 이창준, 조희란
의상디자인 : 조은진
조명디자인 : 김상호
객석감독 : 홍유정
촬영 : 박윤선
제작주임 : 송기선
기술감독 : 임건수
조명감독 : 신재희
제작감독: 엄경석, 이가현
공연 기획실 02-746-9437(~8)
* 녹음 : Studio Emotionwave
* Mastering : Studio Emotionwave
* 공연일시 : 2011년 11월 17일 목요일 19시, 18일 19시, 19일 14시, 18시
* 공연장소 : 한국예술종합학교 석관동 캠퍼스 연극원 실험무대 -> 위치
연출의 말
<피안>은 미혹과 고뇌의 이편 삶으로부터 강을 건너 지혜와 깨달음의 저편으로 간다는 의미의 저편 언덕이다. 그러나 망각의 강을 건너 기억을 잃어버린 사람들은 그곳에서도 지혜와 깨달음을 얻지 못하는 것은 물론 여전히 세속적인 번뇌와 미망 속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인간의 한계를 드러내 보인다. 그것이 인간의 운명이라고 말한다.
사람들은 삶에 지치고 힘들 때마다 현실이 아닌 위로의 다른 세계를 상상해 왔다. 그곳은 현실의 고통이 없는 곳이기도 하고 현실보다 더 지독한 고통이 심신을 괴롭히는 세계일지도 모른다.
이 극을 통해 현실세계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내 자신에 대해, 인간에 대해, 생명에 대해 그 존재를 더 확신했으면 하는 바람이고, 무대와 음악은 이러한 주제의식을 드러내기 위한 장치로 구성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며, 그리고 가오싱 젠의 작품을 한국에 소개한다는 입장을 견지하면서 작가가 추구했던 연극의 정신과 특징이 관객에게 친숙하게 전달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